다재다능한 트롬본 연주자 최수진 인터뷰 💬 a brick에서는 매거진 브릭스의 기사 한 편을 뉴스레터로 전달해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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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매우 드문 트롬보니스트 중 한 명인 최수진. 그는 재즈 연주자일 뿐만 아니라 프로듀서, 작·편곡자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재즈로 숨을 쉽니다』라는 책도 집필한 재즈 칼럼니스트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재다능한 최수진 트롬보니스트를 만나 재즈, 그가 리드하는 도쿄 재즈 투어 그리고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그의 작업에 관해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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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를 처음 접한 건 고등학생 때입니다. 교내 록 밴드 동아리에서 처음 드럼을 연주하고 나름 록커(?) 생활을 유영하던 때가 있었는데요. 음악으로 진로를 정한 뒤로 대학 입시에 맞춰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만났던 은사 선생님께서 맹목적으로 “재즈를 들어야 해.”라고 가르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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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즈음 제 용돈으로 음반을 처음 구입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니 무작정 재즈 코너에 서서 앨범 커버가 멋져 보이는 걸 골랐던 것 같아요. 닐스 란드그렌 펑크 유닛의 《Licence To Funk》라는 앨범이었는데, 이 음반은 정통에 가까운 재즈보단 그루비한 재즈 펑크를 담고 있었어요. 당시 록커 물이 빠지던 저에게는 이 음반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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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란드그렌 펑크 유닛의 《Licence To F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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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이 음반을 포함해 선생님을 통해 얻게 된 음원들을 MP3에 담아 등하교 버스 안에서 줄곧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수업 시간에도 교복 사이에 이어폰을 숨겨 몰래 또 열심히도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잘 모르고 넣었지만 마일스 데이비스, 쳇 베이커, 빌리 홀리데이, 셀로니어스 몽크, 엘라 피츠제럴드 같은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악들도 MP3에 담겨져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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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대학을 가고 줄곧 재즈 드럼을 공부하다 여느 학생들처럼 저도 군악대로 입대를 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만난 후임병이 우연히 제게 커티스 풀러의 앨범 《Blues-ette》를 들려주었는데, 냉소적이고 그늘진 감성에 속으로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끼게 되었고요. 이때가 제 인생에서 재즈를 명확하게 알게 된 시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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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티스 풀러의 앨범 《Blues-ette》의 수록곡 〈Love, Your Spell Is Ever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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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트롬본 연주자는 트럼펫 연주자보다 더 드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트롬본이라는 악기를 연주하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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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티스 풀러의 음반을 접하고 도통 머릿속에서 트롬본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학업 도중에 드러머에서 트롬보니스트로 전향하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사실 그 이끌림을 쫓아 무작정 트롬본을 선택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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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롬본을 알아가다 보니 여러 면에서 장점이 많은 악기였습니다. 태생 자체가 불안정해 다른 악기들하고는 다르게 표현이 불가능한 부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트롬본이어야만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재즈에서 트롬본은 스페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어떠한 스타일이나 앙상블을 연주할 때 꼭 필요한 악기가 되기도 합니다. 저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만 쉽게 말해 귀한 파트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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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트롬본과 트럼펫의 차이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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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악기 군에 속하지만 트럼펫과 트롬본은 일단 외형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트럼펫은 피스톤(버튼)을 이용해 음정을 조절하고요. 트롬본은 슬라이드를 이용해 음정을 조절합니다. 그리고 트럼펫은 소프라노, 알토 정도의 중고음역을 담당한다면 트롬본은 테너, 바리톤 정도의 중저음역을 담당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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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도 개량된 악기들을 통해 역할을 상호 공유하기도 합니다. 잘 사용하진 않지만 베이스 트럼펫, 소프라노 트롬본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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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좋아하는 재즈 아티스트를 꼽아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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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퀸시 존스를 가장 좋아하면서도 존경하는 아티스트로 꼽습니다. 보통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로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퀸시 존스는 훨씬 이전부터 재즈 트럼페터이기도 했으며 작‧편곡가로 수많은 유명 재즈 넘버들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Fly Me To The Moon〉을 그가 직접 편곡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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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현재처럼 가상의 사운드를 미리 들어볼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상의 사운드를 면밀히 간파하며 창작을 이어갔던 그를 생각하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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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자신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내지 않으면서 조용히 한곳을 응시하는,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으며 느긋하게 누비는, 그래서 읽다 보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는 그의 글은 마치 고양이 같기도 하다. 누군가는 그가 다루는 인물들이 고등유민(高等遊民)³, 마치 한량의 소심한 도련님 같다고도 하지만 그들이 경험하는 불안과 좌절이 별 게 아니라고 그 누구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구나 현실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차마 맞서지는 못한 채 실체 없는 불안에 흔들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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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뮤지컬 〈시스터즈〉의 편곡을 맡으시는 등 음악 감독과 편곡자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프로듀서와 연주자,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작업을 해나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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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정도부터 앨범 프로듀싱과 작‧편곡 등을 연주와 병행하며 활동해왔습니다. 한 가지 영역에 머무르는 게 성격상 맞지 않을 뿐더러 창작에서 오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저에겐 큰 행복입니다. 해를 거듭하면서 보다 완성도 높은 음악들에 집착하게 되면서 연주보다는 디렉팅과 프로듀싱, 작‧편곡에 좀 더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현장(스테이지)에서 뛰어야 할 상황이 있다면 언제든 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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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동시에 칼럼니스트시기도 합니다. 원래 글쓰기에 재능이 있으셨나요? 재즈 칼럼을 쓰기로 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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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즈 매거진인 〈월간 재즈피플〉을 통해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는데요. 2014년 무심코 보낸 필진 공모에 편집장님이 함께하자는 제안을 주신 게 어느덧 9년째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 반, 음악에 대한 진심 반으로 시작했다고 봐야겠네요. 하지만 재즈를 비롯해 음악 전반에 대한 저의 생각과 철학을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글쓰기를 통해 더 다양한 음악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좋은 음악을 소개하는 일이 저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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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트롬보니스트가 집필한 『재즈로 숨을 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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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재즈로 숨을 쉽니다』를 오랫동안 집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필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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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로 숨을 쉽니다』는 앞서 말씀드린 〈재즈피플〉에서 연재했던 ‘브라스 마스터즈’라는 글을 모아서 보강, 수정해 펴낸 책입니다. 금관악기를 연주하는 20명의 재즈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있는데, 글쓰기가 본업이 아니다 보니 집필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러면서 집필 도중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도 있었고, 왕성한 활동으로 앨범을 지속적으로 내는 아티스트의 정보 업데이트에도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다음 개정판에 들어갈 수정 작업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막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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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쿄 재즈 투어’를 떠나신다고 들었습니다. 도쿄는 재즈에 있어 어떤 도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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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재즈 문화가 바람직하게 안착된 곳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버블 경제기 이전에는 미국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일본은 미국 다음으로 큰 재즈 소비 시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재즈 페스티벌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렸고, 세계적인 거장들이 일본 재즈 레이블과 함께하면서 수많은 명반들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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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도쿄는 곳곳에 즐비해 있는 재즈 클럽과 지금까지도 잘 유통, 운영되고 있는 피지컬 음반 매장 등 손쉽게 재즈 디깅을 즐길 수 있는 그런 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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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재즈 투어’를 통해 재즈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새로운 취향을 선물해드리고, 애호가 분들에게는 재즈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선물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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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유명 재즈 보컬리스트의 음반을 편곡 중에 있고, 제가 스테이지에 오를 지는 아직 미정입니다만 직접 디렉팅한 중요한 공연이 곧 있을 예정입니다. 아직은 세팅 중이지만, 곧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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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매거진 에디터들이 만드는 브릭스트래블 테마 여행!
최수진 트롬보니스트와 떠나는 도쿄 재즈 투어 예약이 시작되었습니다.
뜨거운 여름, 신나는 재즈음악이 흐르는 도쿄에서 만나죠. 전 일정 재즈전문가 최수진 트롬보니스트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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