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의 메가 리조트 MGM 코타이에서 즐기는 아트 투어 👑 a brick에서는 매거진 브릭스의 기사 한 편을 뉴스레터로 전달해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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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코타이 스트립에 자리잡은 ‘MGM 코타이’는 마치 현대판 실크 로드처럼 삶과 예술을 결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MGM 코타이는 1,400여 개의 객실과 스위트룸, 빌라를 갖춘 초대형 복합 리조트입니다. 미슐랭 1스타에 빛나는 쓰촨식 레스토랑 ‘Five Foot Road’를 비롯한 8곳의 식당을 운영 중이며, 각종 콘퍼런스와 비즈니스 행사를 열 수 있는 다수의 연회장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공연과 기업 행사 모두에 특화된 몰입형 극장 ‘MGM 시어터’는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서의 저력을 보여주는 시그니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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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MGM 코타이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리조트라는 상업 시설과 예술‧문화를 조화시키려는 노력이었습니다. 단순히 객실이나 로비를 장식하는 정도로 예술을 다루지 않는 MGM 코타이에는 리조트 전체가 하나의 갤러리로 보일 정도였는데요, 이름하여 ‘Road to Art’, 그 길을 따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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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 코타이 전경 / MGM 차이나 홀딩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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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MGM의 프로퍼티라는 사실을 압도적으로 드러내는 거대한 황금사자상을 지나 MGM 코타이 안으로 들어서면 ‘라이언 로비’가 나타난다. 라이언 로비에는 ‘예술로의 길’의 시작을 알리듯 ‘’M Art’라는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현재는 ‘우주’를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인터랙티브 아트로 재구성된 <Dancing Light 2016>과 거대한 조형물 <Collected Letters>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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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ing Light 2016>은 중국의 현대 미술가 샤오 친(Hsiao Chin)의 작품이다. 원작은 MGM 코타이 메인 로비에 걸려 있다. 좌우로 길쭉한 <Dancing Light 2016>은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빛의 에너지를 형상화하고 있는데, 추상이라는 서양의 회화 양식과 장자 『도덕경』에서 영향을 받은 동양 철학을 융합시키고 있다. 한편 캔버스에 그려진 원작을 디지털화하여 사용자가 색깔과 모양, 배치를 자유롭게 바꾸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인터랙티브 아트는 물질과 가상의 접점을 모색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랙티브 아트는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하니, 어렵게만 느껴지는 추상 회화에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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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Art에 설치된 인터랙티브 아트와 작가 샤오 친의 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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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ed Letters>는 상하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각가이자 설치 예술가 류 젠화(Liu Jianhua)의 작품으로 무려 1톤이 넘는 자기로 구성되어 있다. 동명의 같은 작품이 샌프란시스코의 아시아 미술관에도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작가는 도자기로 유명한 중국의 도시 징더전의 기술자들과 협력하여 알파벳과 한자 오브제를 만들어 냈다. 상단에 빽빽하게 모인 글자는 아래로 내려올수록 듬성듬성하게 매달려 있어서 마치 내리는 눈 같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인간이 지식을 축적하고 소통하는 데 사용한 글자가 새롭게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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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젠화, <Collected Lett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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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Art에서 메인 로비로 이어진 회랑에는 레스토랑과 면세점이 줄을 잇는다. 그러다가 ‘Five Foot Road’ 레스토랑 옆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을 만난다. 마카오의 랜드마크들이 강렬한 컬러로 그려져 있어 이 도시에 푹 빠져 있는 여행자라면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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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에 송, <Eight Views of Maca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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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에 송(Xue Song)의 <Eight Views of Macau>에는 마카오 성 바울 성당 유적, 아마 사원, 마카오 타워 등 마카오를 여행하며 한 번쯤 찾아가 봤을 명소들이 그려져 있다. (MGM의 의뢰를 받은 작품이므로 MGM 코타이 전경과 황금 사자도 포함하는 위트가 가미되어 있다.) 마치 팝아트 같은 <Eight Views of Macau>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신문이나 문서, 사진 등을 잘게 찢어 붙인 콜라주 작품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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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특기할 만한 점은 각 장소와 관련 있는 자료를 콜라주 소재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성 바울 성당의 유적에는 성가 악보를, 아마 사원에는 불경을 콜라주 했다. 유럽인에 의해 지어진 성당에는 그곳에서 찍은 옛날 사진을 붙여 놓았는데, 유럽인과 중국인이 서로 어우러진 장면들을 통해 동‧서양의 만남이 이곳 마카오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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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ght Views of Macau>를 가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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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주 조각에는 가장자리가 불탄 흔적도 보인다. 이는 작가인 쉬에 송의 경험과 관련이 있다. 1990년대에 그의 작업실에 불이 나 작품들이 화마에 휩싸였다. 작가에게는 잿더미에서 겨우 건져낸 가장자리가 타 버린 조각들이 또 다른 예술의 재료로 보였다. 마치 불사조처럼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난 작품이 그렇게 그의 시그니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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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의 끝은 MGM 코타이의 실질적인 중심부인 ‘더 스펙터클’이다. 이곳은 들어서는 순간 누구나 감탄을 터트릴 정도로 MGM 코타이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공간이다. 안으로 들어왔는데 다시 바깥으로 나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최대 37m 높이에 축구장만 한 넓이인 아트리움 곳곳에는 25개의 대형 LED 스크린과 실내 정원이 설치되어 있다. 예술과 첨단 기술, 자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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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펙터클’이 뻥 뚫린 느낌을 주는 것은 천장 구조 덕분이다. 세계 최대의 자유 경간을 가진 그리드셸(격자 프레임이 이중 곡률로 지탱되는 구조) 유리 지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고 하는데, 쉽게 말해 파도가 치는 듯한 거대한 유리 천장이 기둥 하나 없이 전체 공간을 덮고 있는 것이다. 시선을 가로막는 기둥도 없고 머리 위에서는 자연광이 쏟아져 들어오니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사라진 해방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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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리움을 둘러싸고 설치된 이머시브형 LED 스크린 덕분에 마치 360도 극장이나 미술관에 들어온 기분도 든다. 스크린에서는 미디어 아트부터 세계 곳곳의 풍경과 동식물의 포트레이트, 허블 망원경으로 포착한 우주까지 여러 주제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고해상도로 감상할 수 있다. 방문자는 스크린 속 움직임 덕분에 아트리움 전체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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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이었던 미디어 아트는 젊은 아티스트 에릭 포크(Eric Fok)의 <The Giraffe meets Qilin>이었다. 그는 16~17세기부터 현대 마카오의 풍경까지 여러 주제를 옛날 지도풍으로 그리는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The Giraffe meets Qilin> 역시 역사와 현재를 아우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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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정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바닥뿐만 아니라 벽에도 식물을 기르고 있는데, 전담팀이 매일 수목과 화초를 관리한다고 한다. 서로 다른 계절에 피는 꽃을 동시에 만개시킬 정도로 기후와 습도, 일조량을 철저히 조절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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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주로 전통을 재해석한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를 체험했다. 이제 MGM 코타이의 상위 객실이 들어선 에메랄드 타워로 넘어가 진짜 전통을 만날 차례다. 청나라 시대의 카펫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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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황실에서 사용한 28점의 카펫을 보유한 MGM 코타이는 이를 에메랄드 타워 로비에 전시하고 있다. 이 VIP 로비에는 진짜 옥과 아이보리색 대리석이 깔려 있어 지금까지 지나온 M 타워의 로비나 더 스펙터클보다 진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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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존이 잘 된 작품은 <Nine Dragons and the Eight Auspicious symbols>이다. 이름 그대로 용 아홉 마리와 복을 부르는 여덟 개의 상징이 수놓아진 카펫으로 청나라의 7대 황제였던 가경제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의 가장 큰 용은 물론 황제를 상징하고, 카펫의 가장자리에 지식을 상징하는 책, 황제의 지도력을 상징하는 타륜 등 여러 상징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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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Nine Dragons and the Eight Auspicious symbo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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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펫들은 유리벽 안에 전시되어 있지 않고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반사광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있는 그대로 감상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손을 대면 곧바로 보안 요원이 쫓아온다고 한다.) 황실에서 사용한 카펫에는 보통 금과 은도 재료로 들어갔기 때문에 좌우로 움직이면 카펫 위로 번쩍이는 금속광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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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스토리가 담긴 카펫도 있다. <Dragon of Heaven>은 청나라의 정점을 이끌었던 건륭제를 위해 만들어진 작품인데, 건륭제는 청 왕조에서 유일하게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군주였다. 권력을 놓은(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가 영생을 바라는 마음을 <Dragon of Heaven>에 담았기 때문에, 이 카펫 앞에는 천국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놓여 있다. 어찌 보면 사소한 작업일 수도 있지만, 작품의 의미를 존중하는 큐레이션이 깊은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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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 코타이는 3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여 문화‧예술의 장을 충실히 마련하고 있다. 주지할 만한 점은 단순히 보기에 좋은 작품을 수집하는 데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 ‘가상과 현실’, ‘문화와 기술’ 등 여러 상이한 가치를 융화하려는 MGM 코타이와 MGM 마카오의 철학이 소장품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는 서로 다른 문명이 교차했던 실크 로드의 의의를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구현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MGM 코타이에서 그들의 컬렉션을 일컬어 ‘Road to Art’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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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투숙객들은 객실 내에서도 예술을 접할 수 있다. 어매니티 상자에는 마카오 반도에 있는 MGM 마카오의 로비 소장품 <Fiori di Paradiso Drawing Wall>가, 호텔에서 투숙객에게 보내는 메시지 카드의 뒷면에는 앞서 살펴보았던 <Eight Views of Macau>가 그려져 있다. 청나라 시절 카펫은 문갑 형태의 상자 그대로 보관할 수도 있는 극세사 천으로 제작되어 기념품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상업 공간에 예술 작품을 부리고, 다시 그 예술 작품을 상품화하는 변주가 아주 기민하다. 실제로 실크로드를 오가며 문화 교류를 가능하게 했던 대다수가 상인이었던 사실을 떠올리면, 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덕분에 투숙객은 로비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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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 코타이와 마카오 반도에 있는 MGM 마카오를 운영하는 MGM 차이나 홀딩스(MGM China Holdings Limited)는 앞으로도 계속 문화‧예술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MGM 코타이는 현재도 소장품에 대한 도슨트 투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MGM 마카오에는 새로운 예술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마카오의 ‘바라’ 지역에 전시관을 운영하는 등 지역의 문화 발전도 도모하고 있다. 바라는 포르투갈인들이 처음 마카오에 당도해 동서양의 만남이 시작되었던 역사적인 지역으로, MGM 차이나 홀딩스는 이곳에 최첨단 예술 및 문화 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첫 번째 전시의 테마는 ‘해상 실크로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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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 차이나 홀딩스에서 마카오 바라 지역에 운영 중인 전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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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이라는 진귀한 물건으로부터 시작된 실크 로드는 호기심과 이윤을 좇는 인간의 욕망이 전 지구적인 문화 교류를 일으키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낳았다. MGM 코타이가 ‘Road to Art’라 명명한 문화‧예술의 길도 현대판 실크 로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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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브릭스의 콘텐츠를 카카오 다음의 '여행맛집'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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